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29)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의 기록 소환과 함께 외국인 선수 첫 50홈런 달성에 도전하고 있다.
디아즈는 2025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2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다. 25일 KIA전에서 시즌 19호와 20호 홈런을 연달아 터뜨리며 53경기 만에 20홈런을 달성했다. 2~3경기에 하나씩 치는 무서운 페이스다.
이미 지난 2024시즌 단 29경기만 뛰면서 7홈런을 기록했고, 가을야구에서도 9경기 5홈런이라는 괴력을 발휘한 바 있다. 올시즌도 그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시즌 50홈런 돌파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계산상 53~54개까지 칠 수 있어, 적어도 현 시점에서 50홈런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50홈런은 이승엽(1999년 54개·2003년 56개), 박병호(2014년 52개·2015년 53개), 심정수(2003년 53개) 등 딱 3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디아즈가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특히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은 2015년 나바로가 기록한 48개인데, 디아즈가 이를 넘어설 기세다. 삼성 구단과 KBO리그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기회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타격의 팀이지만 홈런왕 배출은 오래전 일이다. 2011년 최형우(현 KIA)가 30개로 홈런왕에 오른 이후 14년 만에 다시 기회가 왔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우선 디아즈의 홈런 20개 중 15개가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나온 홈 극강 현상이다. 나머지는 대전, 사직, 잠실, 포항에서 각각 1~2개씩 기록했다. 라팍에서는 거의 두 경기에 하나씩 치지만, 원정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동료들의 지원 부족이다. 지난 시즌 MVP급 활약을 펼친 구자욱이 올시즌 부진하고, 박병호도 5월 들어 주춤한 상태다. 2024년 28홈런을 기록한 김영웅도 올시즌은 기복을 보이고 있다.
디아즈 홀로는 어렵다. 앞뒤에 강한 타자가 있어야 상대 투수들이 디아즈를 피하지 못한다. 지금 상태라면 상대가 디아즈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다른 타자를 상대할 수 있어 홈런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50홈런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할 수 있을 때 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디아즈의 2025시즌 최종 홈런 개수가 몇 개가 될지, 그의 스윙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계속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