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고생했던 두산 베어스가 올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시즌 초 기대를 모았던 콜 어빈(31)이 제구 난조와 더불어 태도 논란까지 일으키며 팀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 어빈은 10경기 선발 등판해 5승4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중이다. 시범경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 후보로 꼽혔던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시즌 초 이승엽 감독은 “어빈은 원래 제구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라며 굳은 신뢰를 보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구가 큰 문제로 지적된다. 경기 초반 잘 던지다가도 중반부터 크게 흔들리며 볼넷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투구수도 급증해 많은 이닝을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을 자주 맞고 있다.
이 감독은 어빈의 제구 문제에 대해 “워낙 강하게 공을 잡는 투수다. 그래서 투수코치가 힘을 좀 빼자고 했다”고 원인을 설명했지만, 아직 뚜렷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구 문제와 함께 태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11일 잠실 NC전에서 어빈은 2.1이닝 3안타 7사사구 1삼진 8실점으로 무너진 후 교체됐는데, 이 과정에서 박정배 투수코치와 포수 양의지를 어깨로 밀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미 시즌 초 3월 28일 삼성전에서 박병호와 신경전을 벌인 전력이 있는 어빈은 이번 사건 후 “100% 내 잘못이다. 팀 동료들은 물론 많은 팬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아쉬운 경기력에 태도 문제까지 연이어 발생하자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해 뚜렷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하지 못해 고전했던 두산은 올시즌 어빈과а 잭 로그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어빈이 경기력과 태도 모두에서 흔들리면서 다시 한 번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두산이 이번 시즌 반등을 위해서는 어빈의 안정적인 투구와 함께 성숙한 태도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팀 내 스타 선수인 그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