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박세웅이 극명한 기복을 보이며 팀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8연승을 달렸던 그가 최근 4연패에 빠지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극명한 성적 차이
3월 29일 KT전부터 5월 11일 KT전까지 박세웅은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선발 8연승을 달리며 이 기간 퀄리티스타트를 5번이나 기록했다. 평균 삼진 개수도 7.7개에 달했고, 4월 평균자책점은 2.56으로 리그 최정상급 수준이었다.
하지만 5월 17일 삼성전에서 5이닝 8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뒤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5월 23일 한화전부터 10일 KT전까지 4연패를 기록하며 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구위 급락, 모든 지표가 하향곡선
수치상으로도 박세웅의 하락세는 명확하다. 2점대를 유지하던 평균자책점이 5월 들어 3.90으로 상승했고, 6월에는 11.32까지 폭등했다. 평균 삼진 개수도 7.7개에서 3.5개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구력 난조다. 연승 기간 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1.3대였던 것이 현재 2점대까지 올라갔다. 안타 허용률도 0.250대에서 0.380대로 급상승했다.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상대 타자들에게 난타를 허용하고 있다.
주무기 포크볼의 실종
가장 큰 문제는 박세웅의 주무기였던 포크볼의 제구력 상실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4월까지 20%대를 넘겼던 포크볼 구사율이 5월 들어 10%대로 떨어졌고, 최근 경기에서는 8%에 그쳤다.
포크볼이 제대로 먹히지 않으니 다른 구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는 곧 피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팀 성적에도 직격탄
박세웅의 부진은 롯데 전체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때 리그 2위까지 올랐던 롯데는 현재 4위로 떨어진 상태다. 새로 합류한 알렉 감보아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박세웅과 터커 데이비슨의 동반 부진으로 선발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진이 시즌 초반에는 경기 운영이 훌륭했지만 최근 저조하다며 슬럼프가 와도 그것을 떨쳐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빠른 회복이 팀 운명 좌우할 듯
롯데의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박세웅의 빠른 회복이 절실하다. 팀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에이스가 제 역할을 찾아야 롯데도 순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연승과 4연패라는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 박세웅. 과연 안경 에이스의 진짜 모습은 어느 쪽일까. 그의 반등이 롯데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