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순간이 정말 올 줄 몰랐어요.
삼성 라이온즈가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7연승을 달성했다. 2015년 이후 무려 10년 만의 기록이다.
이날의 영웅은 외야수 김태훈이었다. 8회초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등장한 그는 LG 박명근의 133km/h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포착해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후 김태훈은 벅찬 소감을 전했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힘들었던 시간들이 많았는데, 공을 치고 나서 홈런인 걸 확인하는 순간 너무 행복했어요 라며 감격스러워했다.
2015년 KT에서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디딘 김태훈은 2023년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1군 무대에서의 기회는 많지 않았다. 작년 12경기 출전이 삼성에서의 최다 기록이었고, 올해도 이날 경기가 네 번째 출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군보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많았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 테니 버티자는 마음으로 버텨왔습니다. 그 기다림이 오늘 같은 날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라고 소회를 밝혔다.
적은 기회 속에서도 김태훈은 철저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올 시즌 대타 출전에서 꾸준히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6할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 결과다. 대타로 나설 때마다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밤늦게까지 연습했어요. 주전 선수들이 잘하고 있을 때 제가 발목을 잡으면 안 되니까요 라고 했다.
팀의 연승 행진에 결정적 기여를 한 김태훈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3일 경기에서도 잘해서 8연승까지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지금 팀 분위기가 정말 좋으니까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빛나는 순간, 김태훈은 포기하지 않는 야구인의 가치를 온몸으로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