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목표 중 하나가 승리, 홀드, 세이브를 하나씩 하는 거였다. 생각보다 빨리 이룬 것 같다. 이런 기회 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하다.
LG 트윈스의 고졸 신인 김영우(20)가 마침내 KBO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영우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9회초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1이닝 1볼넷 2삼진을 기록하며 생애 첫 세이브를 적었다.
팀이 3:1로 앞선 9회초 등판한 김영우는 첫 타자 문현빈을 공 4개로 깔끔하게 삼진 처리했다. 다음 타자 노시환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계속 던졌다. 이후 채은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진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지난해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G에 지명된 김영우는 빠른 공이 매력적인 투수다. 데뷔전인 3월 29일 NC전에서 무려 시속 157km 공을 던지며 특급 유망주의 탄생을 알렸다.
이미 스프링캠프부터 가능성을 보였던 김영우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로도 쓸 수 있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당시 마무리로 점찍었던 장현식이 갑작스럽게 부상 이탈한 상황에서 김영우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추격조에서 출발했다. 염 감독은 성공 체험을 강조했다. 편한 상황에서 나와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기에 당장 필승조로 쓰기보다는 큰 점수 차이로 이기는 경기나 지고 있는 경기에 등판시켰다.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상황에서 김영우는 자신의 공을 뿌리며 감각을 키워왔다.
추격조에서 꾸준히 성공 체험을 해온 김영우는 1점대 시즌 평균자책점으로 그 성과를 입증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날 긴박한 상황 속에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까지 기록하며 염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영우는 앞으로도 기회 많이 주시면 내가 다 잡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하나의 강력한 성공 체험을 경험한 그에게는 자신감이 붙을 수밖에 없다. LG가 내세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강력한 불펜 자원이 꿈틀거리고 있다.
20세 고졸 신인이 보여준 성장 스토리는 염경엽 감독의 선수 기용 철학과 김영우의 노력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