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하다고 평가받던 한화 이글스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영건 파이어볼러 문동주(22)가 피로 누적으로 2군에 내려간 것이다. 선발 힘으로 선두 경쟁 중인 한화에게는 비상사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FA 투수 엄상백(29)과 특급 유망주 황준서(20)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문동주는 26일 2군으로 내려갔다. 25일 롯데전에서 4.2이닝 6실점 부진을 보인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김경문 감독은 앞선 NC전부터 조짐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쌓인 피로도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감독은 복귀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1군 선발 로테이션을 최소 두 번 정도는 건너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화가 마운드 힘으로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문동주의 공백은 뼈아프다.
문동주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주인공은 엄상백과 황준서다.
엄상백은 시즌 시작 전 FA로 영입한 선수다. 4년 78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지만 현재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승4패, 평균자책점 6.68로 특히 15일 두산전에서 2이닝 7안타(1홈런) 5실점으로 난타당한 후 1군에서 말소된 상태였다.
문동주 공백으로 다시 1군에 올라온 엄상백은 31일 NC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외부 FA로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영입한 만큼, 팀이 더욱 필요로 하는 지금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황준서의 역할도 막중하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김 감독도 시즌 전 앞으로 한화의 정말 좋은 선발이 돼야 할 선수라며 믿음을 보낸 바 있다.
지난 21일 1군 등록과 함께 NC전에서 올시즌 첫 선발 등판한 황준서는 3.1이닝 2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27일 LG전에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패전투수가 됐지만 5이닝 3안타 4볼넷 1삼진 1실점으로 김 감독이 원하는 5이닝을 채우는 투구를 펼쳤다.
김 감독은 특별한 상황이 있지 않은 이상 황준서에게는 기회를 더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20세 유망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12연승을 달리던 때와 비교하면 한화의 페이스가 확실히 떨어졌다. 연승 기간 힘을 냈던 타선이 다소 식은 것이 큰 이유지만, 그래도 마운드가 단단하게 버티면서 순위표 높은 곳에 머물고 있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은 걱정 없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4,5선발이 흔들리고 있다. 선발 힘이 강한 팀인 만큼, 지금 상황은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엄상백과 황준서의 어깨가 무거워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