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원정을 도서관처럼 조용하게 만들겠다.”
서울 SK가 프로농구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챔피언결정전 첫 세 경기를 내리 내주고 0승3패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4, 5차전을 연달아 제압하며 2연승. 이제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면 KBL 역사상 최초로 ‘0-3 역스윕’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특히 SK는 최근 두 경기에서 창원 LG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4차전 73-48, 5차전 86-56의 대승을 거두며 두 경기 평균 28점 차이로 승리했다. 두 경기 모두 1쿼터부터 주도권을 장악해 8개 쿼터를 모두 이긴 ‘완벽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5차전에서 SK는 페인트존 득점에서 44-18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고, 2점슛 성공률은 52.3%에 달했다. 공격 리바운드에서도 13-11로 앞서며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승리했다. 특유의 빠른 속공도 살아나 12개의 속공 득점을 올렸고, 상대로부터 26개의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 성공률 82.6%로 확실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희철 감독은 “1, 2쿼터에서 밀리지 않은 것이 승리 포인트”라며 “선수들이 리듬을 되찾았고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자밀 워니의 “경기를 이기려 하기보다 한 쿼터씩 이기자”라는 메시지가 팀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안영준은 SK 2연승의 핵심 주역이 됐다. 4차전에서 13점 8리바운드, 5차전에서는 21점을 몰아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LG를 두 경기 평균 52점으로 묶는 데 성공했다. 특히 LG의 핵심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와 칼 타마요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5차전에서 두 선수를 각각 12점 8리바운드, 8점 6리바운드로 묶었다.
오는 15일 오후 7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6차전에서도 SK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력을 믿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창원 원정을 농구장이 아닌 도서관처럼 조용하게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역대 챔프전에서 3차전까지 내리 패배한 팀이 우승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SK는 그 불가능한 역사를 새로 쓸 준비가 되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