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리듬을 되찾았다. 경험 많은 선수의 존재는 팀에 큰 도움이 된다.”
토트넘 홋스퍼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로파 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캡틴’ 손흥민(33)의 선발 출전을 사실상 예고했다. 17일(한국시간)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복귀한 손흥민을 대회 결승전까지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토트넘에게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리그에서 17위로 추락하고 다른 컵대회에서도 조기 탈락한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서 유일하게 우승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는 결승전은 토트넘이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다.
손흥민에게도 이 경기는 각별하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 후 15시즌 동안 빅리그를 누볐지만, 아직 클럽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없다. 개인 커리어 첫 우승컵을 향한 손흥민의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다만 부상이 변수였다. 전반기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한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8강 1차전 이후 발 부상으로 또다시 이탈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결승전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손흥민은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후반 교체로 복귀한 데 이어, 빌라전에서 36일 만에 선발 출전했다. 100%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특유의 번뜩이는 드리블을 선보이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컨디션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은 손흥민의 유로파리그 선발 자격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특히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부상 복귀 후 부진했던 해리 케인의 사례를 들며 우려를 표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리듬을 되찾았다”며 ‘꼭 필요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손흥민 역시 “(결승전이 열리는) 수요일에 준비가 잘 돼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마음이 돼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손흥민이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의 17년 만의 우승과 자신의 커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들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