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리그 결승을 코앞에 둔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33)이 최악의 경기력으로 우려를 키웠다. 지난 36일간의 부상 공백 후 첫 선발 출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플레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빅 매치를 앞두고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빌라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후반 29분 도미니크 솔란케와 교체될 때까지 74분을 소화했다. 그러나 그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32회 볼 터치에 슛은 단 한 번에 그쳤다. 전반 15분 페널티에리어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감아차기가 골대를 살짝 빗나간 게 전부였다. 한 차례 시도한 드리블은 실패했고, 크로스(3회)와 긴 패스(1회) 모두 성공률이 0%였다. 여섯 번의 지상 볼 경합에서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통계적으로도 손흥민의 부진은 명확했다. ‘풋몹’은 그에게 양 팀 통틀어 최저 평점인 5.8점을 부여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최소 6점 이상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점수다.
이런 부진은 부상에서 돌아온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이후 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지난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교체 출전으로 복귀했다. 이날이 36일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토트넘이 이 경기 직후인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 리그컵에서 모두 실패한 토트넘으로서는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무대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에 도전하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캡틴 손흥민의 부진은 심각한 문제다.
한편, 토트넘은 이날 애스턴 빌라에 0-2로 완패하며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의 부진을 이어갔다. 이로써 프리미어리그 21패(11승5무·승점 38)를 기록, 리그 17위로 추락했다. 이미 단일 시즌 구단 최다 패배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종전 최저 승점인 44점(1997-1998시즌)보다 낮은 시즌 최저 승점도 확정됐다.
클럽 커리어 첫 우승을 꿈꾸는 손흥민. 그가 결승전까지 5일 남은 시간 동안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토트넘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