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25년 전반기, 가장 극적인 스토리 중 하나는 KIA 타이거즈의 성영탁이다. 하위 라운드 지명이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활약으로 올스타전 막차를 탔고, 하위 지명자 신화를 이어가는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예상 밖의 올스타전 초청, 자격은 충분했다
KBO는 올스타전 출전 예정이었던 윤영철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성영탁이 그 대체 선수로 선발되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1군 데뷔 첫해에 ‘별들의 잔치’에 초청된 영예로운 순간이었다.
애초에 올스타전에는 아담 올러가 감독 추천으로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빠지면서 윤영철이 그 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윤영철 역시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자, 결국 성영탁이 ‘대타의 대타’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10라운드 지명, 의심에서 확신으로
성영탁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6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고교 시절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구속이 느리다는 이유로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따랐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성장이 시작됐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2승 2패 2홀드 ERA 4.05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올해는 구속이 최고 147~148km/h까지 오르며 경쟁력을 갖췄다. 불펜보다는 선발로 나섰을 때 더 나은 투구를 보여주며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기도 했다.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 그리고 1군
5월 20일 정식선수로 전환된 그는 곧바로 1군에 콜업됐고, KT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시작을 알렸다. 이후 무려 17과 3분의 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KIA 구단 역사상 최장 신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전체로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무실점 기록이 깨진 뒤에도 흔들림은 없었다. 6월 28일 LG전에서는 시즌 첫 승리를 기록했고, 7월에도 4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전반기를 마친 성영탁의 기록은 21경기 1승 1홀드 ERA 0.71로, 25이닝 이상 투구한 선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자랑했다.
하위 라운드 신화의 중심
성영탁은 LG 송승기와 함께 2025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하위 라운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안정된 제구, 다양한 구종,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까지 갖췄다. 향후 선발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비록 ‘대타의 대타’로 출전하게 됐지만,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한 초청이다. 2개월 전만 해도 육성선수였던 성영탁이 올스타전이라는 꿈의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의 반전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